서장대
수원역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서장대에 올랐다. 서장대는 팔달산 정상에 있는 수원화성의 군사(軍事) 지휘소(指揮所)이다. 오르는 길의 구(舊) 경기도청사에 노을이 걸려 있었다. 준비가 되지 않아 구두를 신고 올랐는데 도로가 잘 포장되어 길을 걷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조금 오르니 서장대 관광안내소를 만났다. 안내소에서 수원화성에 대한 설명을 읽은 후 성곽 안으로 들어섰다. 조금 걸어 서포루(西鋪樓)를 지났다. 서포루는 서암문과 치성(雉城) 위에 군사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누각(樓閣)으로 지은 시설이다. 옆에는 효원의 종이 있다. 효원의 종은 가족의 건강과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수원시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종이라고 한다.

이를 지나 서장대(西將臺)에 올랐다. 서장대는 수원 화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그리 높지 않은 팔달산(128m)이지만 근처에는 높은 산이 없어 멀리 용인과 화성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해가 떨어지는 수원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조금 멀기는 하지만 우리 집이 어디쯤일까 짐작해보기도 하였다. 옆의 서노대(西弩臺)에도 올랐다. 수원 시내는 마냥 평화롭게만 느껴졌다. 벌써 날이 어두워졌다.

날이 어두워 화서문 쪽으로 걸어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서북각루와 서북공심돈을 지났다. 서북각루는 화성 서북쪽 요충지에 세운 감시 시설이며, 서북공심돈(西北空心墩)은 화성 서북쪽에 세운 망루로 주변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공심돈은 안이 비어있는 돈대(墩臺)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성곽 중의 오로지 수원화성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안에 숨어있는 병사(兵士)가 공격을 유리하게 할 수 있다고 하니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
한밤중, 화성 안 행궁동을 걸었다. 길가의 건물들과 카페에서 나오는 불빛이 예쁘다.

● 화성(華城)은 동서양의 기술 교류를 보여주는 성곽 축성술의 결정체로서 지명을 살린 군사 건축물로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화성은 성곽뿐 아니라 18세기 말에 만들어진 성곽도시이자 계획 신도시라는 점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 서울과 삼남 각 지방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에 건설한 화성(華城)은 경제적으로 부강한 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정조의 뜻과 실학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안내소 앞 설명에서)
● 서장대는 팔달산 정상에 있는 군사지휘소이다. 두 곳에 장대가 있는데 동장대는 평상시 군사들이 훈련하는 장소로 쓰고 서장대는 군사훈련 지휘소로 썼다. 서장대는 시야가 트여있어 멀리 용인 석성산 봉화와 현륭원 입구까지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고 한다. 서장대 아래층은 장수가 머물면서 군사훈련을 지휘하고 위층은 주변을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정조는 서장대에서 군사훈련인 성조(城操)를 거행했는데 1795년의 모습이 그림으로 남아있다. (문화재 앞 설명에서)
● 서노대는 기계식 활인 노(弩)를 쏘기 위하여 높게 지은 시설로 군사지휘소인 서장대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노대는 적의 동향을 살피고 깃발을 이용해 적의 위치를 알리는 데 사용하였다. (문화재 앞 설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