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순천 역전시장

광교가이 2024. 6. 10. 06:21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김승옥의 고향 순천에 왔다. 그의 소설 무진기행(霧津紀行)에서 가상의 도시 무진은 순천을 의미한다. 도시는 한가하다. 방문하기 전에는 그저 소설 속의 안개를 만날 듯하였지만, 도시의 하늘은 맑았다.


차에서 내려 순천의 거리와 역전시장을 걸었다. 순천역 근처의 역전시장은 순천시의 상설 전통시장이다. 주요 교통망인 순천역을 이용해서 농수산물의 새벽 거래를 통해 형성되어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어류들이 싱싱하게 느껴졌다. 시장의 수산물 거리는 이른 새벽부터 인근 여수와 광양 등지의 식당들에서 역전시장에 방문하여 식자재를 구매할 만큼 싱싱한 품질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시장에서 나와 다시금 순천의 거리를 걸었다. 무진(霧津)의 거리를 걸으며 사색하고 있는 김승옥 작가(作家)를 만날 듯하다. 지나치는 차량이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 ‘무진기행’은  작가 김승옥이 ‘사상계’에 1964년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소설 제목에 인용된  무진(霧津)이라는 도시는 실재하지 않으며, 작가의 고향인 전남 순천을 모델로 하여 설정된 도시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김승옥(金承鈺, 1941- )은 1962년에 단편 ‘생명 연습’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대표작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이 있으며, ‘서울 1964년 겨울’로 제10회  동인문학상을 수상 하였다. ‘60년대의 작가’로 불리는 김승옥은  감각적인 문체로 60년대의 도시화와 그에 따른 인간소외 문제 등을 작품에 담았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