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봉녕사

광교가이 2024. 7. 3. 06:07


길을 걸었다. 날씨는 무더웠으나, 도시의 공원은 잘 자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걷기에 좋았다. 걷는 길이 인근 수원월드컵경기장이 가까워 행사하는 소리에 다소 시끄럽게 느껴졌다. 공원을 걸어 도심에 있는 절 봉녕사에 들어섰다. 봉녕사(奉寧寺). 절 근처로 오랜 기간을 지나다녔는데 안으로 처음 와보게 되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불경 숫타니파타 중


막 들어오자마자 범종루 앞에서 만난 글귀. 그렇다. 인생은 물처럼 바람처럼 혼자 걸어가는 것이었다. 범종루를 바라보았다. 범종루(梵鐘樓)는 사바세계의 인간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울리고 있을 것이었다.

이 종소리를 듣는이여, 번뇌는 끊고 지혜는 자라나며,
깨달음을 믿고, 지옥 세계를 떠나며,
상계를 벗어나 부처를 이루어, 중생을 제도하소서.


중앙의 큰 건물인 대적광전에 올랐다. 봉녕사 대적광전은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다, 법당(法堂)을 보니 신도(信徒)들이 예를 올리고 있어 나도 따라 합장(合掌)을 하였다.

경내를 걸으며 건물들도 구경하였다. 인근 운동장에서 나오는 소음이 그치고 다시금 조용한 산사(山寺)가 되었다. 모퉁이에 앉아서 부처님을 느껴보았다. 돌아 나오는 길. 일주문에서 본 글귀를 조용히 가슴에 담았다.

진실로써 거짓을 이기리라.


● 불교에서 가장 오래된 원시 경전이다. 숫타(Sutta)는 경전, 즉 말의 묶음(經)이며, 니파타(Nipata)는 모음(集)을 말하므로, 숫타니파타는 팔리어로 ‘경전들의 모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