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공원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이다. 전철을 이용해 뚝섬에 왔다. 뚝섬은 어릴 적 수영하러 온 적도 있고 승마하는 이들을 본 기억이 있다. 길을 걸어 뚝섬의 서울숲 공원(公園)에 가기로 하였다. 서울숲은 오래전 임금의 사냥터였고 1908년에 설치된 서울 최초의 상수원 수원지였으며 이후 경마장과 골프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고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녹지 축의 하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생명(生命)의 숲으로 시민들이 함께 만든 참여의 숲으로 숲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녹색 쉼터가 되었다.

5번 출입구를 통하여 서울숲 공원에 들어섰다. 공원에 들어서니 서울 승마훈련원이 보인다. 그런데 말은 만날 수 없고 건물만 남아 그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느린 산책의 정원과 수국 길을 지났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아름다운 수국은 볼 수 없었다. 넓은 잔디밭인 가족 마당이 보였다. 탁 트인 잔디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풍을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수변 쉼터를 지나 커뮤니티 센터에 왔다. 중앙 연못가에 있는 커뮤니티 센터에서 아름다운 공원의 경관을 볼 수 있었다. 센터 앞에 쓰인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공원을 만들었던 이들이 힘을 모아 쓴 글로 생각되었다.
우리는 서울숲 하나를 위해 함께 모였고
그리고 묵묵히 인내하며 일했네
그걸 간직하고자 이곳 작은 터에 새겨두네
공원을 거닐었다. 아직 이른 봄이지만 훈풍이 느껴졌다. 길을 걸어 손을 맞잡은 조형물이 보인다. 강희덕 작가의 ‘약속의 손(2007)’ 조형물이다. 마치 양손을 맞잡은듯한 느낌이 든다. 손이 투박한 듯한 느낌이다. 그러한 손을 맞잡았으니 약속의 손이라 하였나 보다. 무엇을 약속하였을까? 자못 궁금하였다.

‘약속의 손’을 지나 군마상(群馬像)이 보였다. 군마상은 서울숲 정문에 경마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이다. 서울숲이 조성되기 전 이곳이 경마장으로 쓰였던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를 지나 정문으로 나왔다. 이제 서울숲은 서울 시민의 안식처가 되어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 강희덕(姜熙悳)은 1948년 경북 김천 출생으로, 1971년 서울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고려대 조형학부 교수를 역임하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2006년 가톨릭 미술상을 수상(受賞)하였다. (열화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