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대학로

광교가이 2023. 5. 29. 07:39

#기행문

혜화역 2번 출구에서 내려 우중(雨中)의 대학로(大學路)를 걸었다. 평소에는 다양한 길거리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인데 비가 내리고 있어 공연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대학로는 종로5가 사거리에서 혜화동 로터리에 이르는 문화예술의 거리이다. 이 거리는 대학 시절에도 왔었으며 직(職)을 가지면서 대학원(大學院)에서 공부할 때도 왔던 곳이다. 항상 그대로인 것으로 느껴지지만 많이 바뀌었다.


대학로라는 명칭을 가진 거리는 서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서울의 대학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거리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 단체 및 공연장이 밀집해 연극, 영화, 음악, 뮤지컬 등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거리이다.


대학로 양측에는 과거에 서울대학교 본부와 단과대학들이 있었으나 1975년에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관악캠퍼스로 이전하였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한 후 과거 문리과대학 부지 일부에 ‘마로니에 공원’이 조성되고 나머지 부지에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들어서 대학로가 되었다.


대학로는 서울대학교의 중심 캠퍼스이자 대학생 활동의 중심지였다. 젊음과 낭만의 거리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와 민족주의를 추구하던 학생운동의 중심지였다. 4·19혁명(1960), 한일회담 반대 운동(1964) 및 유신철폐운동(1974) 시기에는 대학로가 시위와 농성의 주된 장소였다.


서울대학교가 이전한 후에도 대학로는 가끔 여러 대학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합 학생운동의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거리의 기본적 성격은 바뀌었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공연시설이 대학 건물과 부지에 들어서고 실내외 공연시설에서 다양한 공연 활동이 이루어짐에 따라 종합적 문화예술의 거리로 변모하게 되었다.


마로니에 공원은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고 있다. 이곳은 이문열의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문리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서윤주를 가슴 떨리게 바라보았던 임형빈이 있었다.

비 오는 대학로에 서서 마로니에가 있는 공원을 바라보았다.


● 4·19혁명(1960)은 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어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졌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한일회담 반대 운동은 1964년 정부의 한일회담 진행에 반대하여 일어난 운동이다. 6·3 시위 혹은 6·3 학생운동으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최초의 민중에 의한 반정부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박정희 정권은 계엄령을 선포하여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새로운 헌법을 통과시키고 국민투표로 확정하고(1972) 학생들과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였다. 이에 김대중 납치사건(1973) 이후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이 학내의 4.19 기념탑에 집결하여 유신헌법에 반대하여 시위를 벌였다. 서울대 법대와 상대도 시위에 나섰고 많은 학생이 체포되었다. 이어서 전국의 대학생들이 투쟁에 돌입하였고 교수들도 학생들에 동조하였으며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자유문학사, 1988)’는 미국에서 대학 시절의 첫사랑과 재회했지만 결국 그녀의 자유로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살해하고 만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이문열의 장편 연애 소설이다. 여주인공인 서윤주는 지극히 미국화된 인물로서, 전통적인 가부장제에서 이탈하고 있는 현대 여성에 대한 보수적 남성의 불안 의식을 형상화했다고 할 수 있다.

● 소설가 이문열(1948- )은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교양적인 문체와 다양한 작품세계를 지닌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1980년대 대표 작가로 우파 논객으로서의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등 다수의 소설이 있다.

● 마로니에는 광택이 나는 갈색의 호두 같은 열매가 열리며 큰 손바닥 모양의 잎과 흰(적색, 황색)색의 꽃이 피며 가로수로 이용되는 너도 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다. (농업용어사전, 농촌진흥청) 대학로에 많이 있으며 대학로에 관계된 글이나 노래에 마로니에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