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9코스
올레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화순금모래해변까지 걷는 길이다. 빨간 등대가 있는 포구 바로 옆에는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있다. 절벽이 험난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박수기정이라고 한다. 박수기정에 난 좁은 길은 ‘몰질’이라고 한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 적이 침략하면 군마를 이용하여 병력과 화력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길이었다. 길을 걸어 만나는 막은골과 송항도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몰질’을 따라 올라가니 박수기정 위에 넓은 초원이 나타났다. 이 초원에서 내려다본 제주와 바다의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품질 좋은 제주의 조랑말을 박수기정 위에서 키워 ‘몰질’을 통해 대평포구에서 배에 실어 원나라로 보냈다고 한다.
길을 걸어 조그만 절 약천암(藥泉庵)을 지나 울창한 숲을 만났다. 숲길을 따라 걸어 군산오름에 올랐다. 가는 길에 많은 진지동굴이 보였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우리 주민들을 강제동원하여 진지동굴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노역에 신음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군산오름의 정상인 굴메오름 전망대에서 사진도 찍고 금장지의 전설도 알게 되었다. 잠시 쉬어 땀도 닦고 제주의 전경도 감상하였다.
내려오는 길에서 만나는 안덕계곡 숲이 울창하다. 계곡을 둘러싼 난대림은 제주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간직하며 많은 드라마가 촬영되었다. 계곡에 흐르는 하천은 창고천이라고 한다. 관리를 이유로 하천 탐방로는 폐쇄되어 옆으로 지나갔다.
안덕계곡에서 빠져나와 금빛 모래가 펼쳐지는 화순금모래해변으로 왔다. 이전에 와본 곳이어서 낯이 익다. 올레 도장을 찍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 막은골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골짜기가 절벽으로 막혀 있다고 하여 표현한 것이고 몽골 지배 시 개설된 송마로가 연결되어 말을 조공으로 바치기 위한 해상 수송로로 통곡의 장소였다. 조선 시대에는 이곳으로 군마를 수송하면서 호국의 장소가 되었다. (길을 걷다 만난 표지판에서)
●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제주도에 들어온 일본군에 의해 우리나라 민간인을 강제 동원하여 만들어졌다, 일본군은 정예병력 7만여명을 제주도에 주둔시키며 해안기지와 비행장, 작전 수행을 위한 도로, 각종 군사시설을 만들었고 이때 만들어진 것이 진지동굴이다. 미국의 폭격에 대비하여 일본군들은 진지동굴을 군수물자와 보급품을 숨기고 일본군의 대피 장소로 사용되었다. 가슴 아픈 역사의 상처가 남아있는 근대 전쟁문화유산이다. (길을 걷다 만난 표지판에서)
● 금장지(禁葬地)는 군산 봉우리에는 쌍선망월형(雙仙望月形)이라 하는 명당이 있는데 이곳에 묘를 쓰면 가뭄과 흉년이 든다고 하여 무덤을 쓰지 못하게 한데서 연유한 지명이다, (제주도 전설, 현용준)
● 굴메오름은 해발 334m의 원추형 기생화산이다, 오름의 생김새가 군막(軍幕)과 비슷하여 군산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명당으로 알려져 오래전부터 묘지들이 들어섰다. (길을 걷다 만난 표지판에서)
● 인덕계곡 창고천은 고산 습원에서 발원하여 황개천에 이르는 제주의 주요 하천이다, 구실잣밤나무, 조록나무, 동백나무 등의 난대 상록수와 희귀 난대성 양치식물이 자생하여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이다. (길을 걷다 만난 표지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