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항
가파도를 가기 위하여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 있는 운진항에 왔다. 운진항은 대한민국 최남단 섬인 마라도와 가파도로 가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곳이다. 운진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10분이면 가파도, 25분이면 마라도에 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마라도도 간 적이 있다. 크지는 않지만, 관광객들이 제주의 섬을 방문하기 위해 찾는 아름다운 항구이다.
항구는 처연하다. 사람들은 떠나기 위해 혹은 돌아오기 위해 항구를 찾는다. 제주민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전란을 겪을 때, 일제의 압박을 받고 있었을 때 떠나고 싶었을 것이다. 항구를 바라보며 오는 사람이 더 많은 항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항구의 중간에 마라도에서 이어도까지 149km라는 표시가 있다. 고통스러웠던 삶을 살았던 제주민들은 환상의 섬 이어도를 그리워한 듯하다. 항구의 한쪽에 이어도를 그리는 시가 있다. 고통받았던 제주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어도ᄒᆞ라 이어도ᄒᆞ라
이어 이어 이어도ᄒᆞ라
이어 말ᄒᆞ민 나 눈물난다
이어 말랑 말앙근 가라
강남을 갈 거면 해남을 보라 (멧돌노래/작자미상)
● 마라도(馬羅島)는 한국 최남단의 섬으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km 해상에 있다. 해안은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다.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원래는 산림이 울창하였다고 한다. 1883년 농어민 몇 명이 화전을 하였는데 그중 한 명이 달밤에 퉁소를 불다가 뱀들이 몰려들자 불을 질러 숲을 모두 태워버렸다고 한다. 주민들은 전복, 소라 등을 채취하고 관광객을 위한 민박으로 소득을 올린다. 비가 오면 빗물을 모았다가 여과시켜 가정용수로 사용하며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남쪽에는 한국의 최남단 지역임을 알리는 기념비가 있고, 섬의 가장 높은 곳에는 마라도 등대가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이어도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에 있는 수중 암초로, '파랑도'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였고 현재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위키백과) 이어도는 제주 사람들에게는 낙원과 같은 곳이었으며 제주도 부녀자들의 이상향이다. 방아를 찧으면서도 이어도를 불렀고, 말똥을 주우면서도 이어도를 불렀다. 제주도 사람들이 그토록 가고자 했던 이어도는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체가 없는 유토피아이고 무릉도원이고 낙원의 섬이었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