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자연생태공원
새벽부터 준비하여 함평(咸平) 자연생태공원에 왔다. 집에서부터 워낙 먼 길이라 몸이 힘들었다. 공원은 오래전 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했던 곳으로 봄에는 함평나비대축제를, 가을에는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개최한다고 한다. 중요행사인 나비 대축제는 며칠 전에 끝났다고 해설사가 말해주었다. 이를 볼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공원(公園)은 함평천 생태습지로, 숲으로 이루어진 화양 근린공원까지 도보로 연결된 함평천지길이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범람하여 물이 넘치는 곳이라고 한다. 밤이 되면 공원 곳곳에 야간경관 조명이 색색이 켜져 낮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야경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지만 저녁까지 있을 수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다육식물관에 들어섰다. 식물관에 많은 선인장(仙人掌)이 있다. 선인장이란 깊은 산속에서 도를 닦는 신선의 손바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잎이 용의 혀같이 생겼다고 하는 용설란이 특이하다. 지나가다 바오밥나무도 보았다. 평균수명이 삼천 년이라 하며 생명의 나무로 불린다고 한다. 열매와 껍질 잎을 약용과 식용으로 널리 쓰이며 화장품의 원료로 이용하는 이로운 식물이다.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온 나무이다. 자연생태관에서 도둑게를 보았다. 도둑게는 귀여운 도둑이다. 우리나라의 토종으로 바닷물과 민물 두 곳을 오가며 살아가는 게이다, 도둑게라는 이름은 사람이 사는 집에 몰래 들어와 밥이나 생선 음식 찌꺼기를 슬쩍 가져가는 장난꾸러기 같은 행동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열대농업관에서 여러 종류의 바나나를 보고 나와 수생식물관도 관람하였다.

식물관에서 나와 걸으니 장미(薔薇)꽃이 활짝 피어있다. 날씨가 더워 오니 곧 꽃이 질 것이다. 장미꽃을 바라보며 길을 걸어 함평의 시인 이수복 선생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있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중략)... (봄비/이수복)

함평 추억 공작소에 들어섰다. 황금박쥐가 관광객을 맞았다. 진짜 황금박쥐를 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함평을 근원으로 우주 만물의 조화와 생태환경의 보전을 통해 지혜로운 인류의 영원한 번영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황금박쥐상을 보고 함평의 옛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의 초등학교와 거리를 잘 구현해 놓았다. 이어서 들른 나비곤충생태관에서 다양한 나비를 볼 수 있었다. 생태관에서 나오니 유명한 ‘나비야 청산가자’라는 시가 나를 맞이하였다.
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이 푸대접하거든 잎에서 자고 가자
... (나비야 청산가자/작자 미상)

● 바오밥나무는 소설 ‘어린 왕자’와 마다가스카르를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의 작가, 시인, 저널리스트, 조종사였던 생텍쥐베리(1900-1944)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중편소설 ‘어린 왕자’에서 바오밥나무는 위협적인 존재이며 나쁜 습관을 상징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옷을 입는 것처럼 어린 바오밥나무가 어린 왕자의 별인 소행성 B-612를 휘감을 만큼 깊고 크게 자란다고 말하며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자서전을 씁시다.’에서)
● 함평 출신의 이수복(李壽福, 1924-1986) 시인은 1954년 ‘동백꽃’, ‘실솔(蟋蟀)’, ‘봄비’가 서정주에 의해 추천되면서 등단하였다. 1930년대 김영랑으로 대표되는 순수시를 계승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자어 대신 우리말을 살려낸 ‘봄비’의 음악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위의 글은 티스토리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wisefarm.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