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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올레길8코스

#기행문원고

오랜만에 찾은 제주이다. 월평 아왜낭목 쉼터에서 대평 포구까지의 올레길 8코스를 걸었다. 힘들지는 않지만 긴 코스이다. 걸어가는 길가의 보라색 수국이 아름답다. 걷다 만난 사찰(寺刹) 약천사(藥泉寺)는 흔히 볼 수 있는 산사(山寺)의 모습이 아니라 새롭다. 홍보지를 보니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절이다. 사람들이 사찰을 관람하고 혹은 기도하고 있다. 나도 약수도 마시고 합장(合掌)하여 소원을 빌어 보았다.


다시 길을 걸었다. 한적함을 느끼는 대포포구를 지나 만나는 주상절리는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다. 방문객 센터도 문을 닫았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나 이전에도 온 적이 있으므로 마음을 달래고 다시 길을 걸었다.


베릿내 오름을 만났다. ‘별이 내린 내’라는 뜻의 베릿내는 오름을 오르는 길이 다소 버겁다. 힘들게 오른 정상에 탁 트인 바다가 펼쳐졌다. 먼바다의 마라도와 가파도가 금방이라도 물에 잠길 듯 떠 있다. 자리를 차고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돌아 내려오는 길. 수로를 따라 내려왔다. 눈에 보이는 평범한 수로도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개척한 조상의 지혜를 볼 수 있는 유산이다. 눈 앞에 펼쳐지는 울창한 숲 또한 제주 천연 난대림 지역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라고 한다, 내려와서 만난 베릿내 공원에서 잠시 쉬어갔다.


길을 걸어 중문색달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지나갔다. 해변에서는 긴 백사장과 흑, 백, 적, 회색 등의 네 가지 색을 띤 진모살이라는 모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모살과 제주도 현무암의 조화가 아름다워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되었다.


길을 걷다 만나는 중문관광단지는 올레길을 걷기 이전에도 온 적이 있다. 관광객들을 많이 있다. 예래생태공원과 논짓물을 지났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논짓물 담수욕장은 아이들이나 노약자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휴양지라고 한다. 해안 길을 따라 하례포구를 지나 대평포구까지 왔다.


포구는 한적하다. 대평포구에서 만난 시 하나. 바다는 그렇게 항상 먼 곳에 있다.

멀리 있어 바다라 했다
멀리 있기에 꿈이라 말했고
행복은 그저 그렇게 멀리였다

비 오지 않는 땅
눈 내리지 않고
먼지만 퀭한 황무지를 떠돌던
눈동자들

일어나

어느 날 돌고래를 만나라
...(중략) (서귀포 바다에서/ 김병호)

. 멀리 산방산과 남해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 약천사는 1960년 김형곤이라는 학자가 신병 치료를 위해 조그만 굴에서 100일 관음 기도를 올리던 중 꿈에 약수를 받아 마신 후 병이 낫자 사찰을 짓고 포교에 전념하다가 입적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사찰이다. 사찰 이름은 봄부터 가을까지 물이 솟는 샘물과 사철 흐르는 약수가 있는 연못 때문에 붙여졌다. 1981년 주지로 부임한 혜인에 의해 불사가 크게 일어나 1996년 단일 사찰로는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적광전이 세워져 유명해졌다. (제주관광공사)

● 천제연 관계수로는 천제연 폭포로부터 성천봉까지 이어진 농업용수로이다. 1906년부터 만들기 시작하여 1908년에 완공하였으며 천제연의 풍부한 물을 성천봉 아래로 유입시켜 논을 조성하였다, 천제연 주변의 암반을 뚫기 위해 불과 물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과학적인 공법이 사용되었다.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개척한 조상의 지혜를 볼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지나는 팻말에서)

● 중문 색달해변은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쪽빛 바다와 진모살로 불리는 활처럼 굽은 긴 백사장과 기암절벽과 푸른 숲, 모래 언덕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명소이다. 국토해양부로 전국 최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생태적으로 국내 유일의 바다거북 산란장으로 제주 올레 8코스의 중심지이다, (지나는 팻말에서)

● 김병호(金炳昊. 1971- ) 시인은 월간문학 신인상 및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징검돌이 별자리처럼 빛날 때’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시 ‘샛강의 노래’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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