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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혜화동 로터리


지하철 혜화역에서 내려 혜화동 로터리를 걸었다. 많은 차량이 로터리를 지나고 있다. 로터리는 대학로와 연계되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장소이다. 아직 해가 떨어지지도 않았는데도 골목의 식당가에는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혜화동 로터리는 현재의 모습이었다가, 한때는 고가도로가 있었으며 다시 현재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고 한다.


거리를 걷다가 골목에 들어서니 짚풀생활사박물관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 박물관 마당에 섰다, 건물에 등이 꺼져있어 바깥에서 건물을 들러 보았다. 박물관에는 짚풀 관련 생활 용구와 농기구, 민속자료 등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짚풀문화와 한국의 전통 생활사에 관한 학예연구, 전시, 다양한 교육,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명륜동 일대에는 많은 소극장이 있다. 그들은 연극을 통하여 내공을 익히며 배우로서의 삶을 꾀하고 있다. 박물관 건너편의 작은 소극장 지즐. 빌라 건물 지하를 공연장과 객석으로 꾸며놓았다. 윗 층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공연장에서 연극 ‘기억의 숲’을 관람하였다. 우울하기도 한 스릴러 연극이었다. 배우와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공연을 즐겼다. 배우들의 눈빛이 어둠 속에 빛나고 있었다.


관람 후 길을 나서니 한밤중이다. 아직도 로터리에는 젊은이들이 자리를 잡고 즐기고 있다.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사(驛舍) 벽에 있는 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위 칸과 아래 칸 사이에서
복잡한 마음 비우면
차분하게 정리되는
이어짐의 단계를 만난다
올려다보기도 하고
내려다보기도 하는
간격의 미학
...(중략)... (계단/장충열)

● 수감자를 기다리는 정신과 전문의 동훈. 범인은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심재용이다, 그는 17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종신형 수감자이다. 정신감정을 맡게 된 동훈은 친절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웃음으로 재용을 마주한다, 그 둘의 시간은 어색함과 긴장감이 공존한다. 하지만 이내 사건기록을 확인하며 재용은 평온함을 찾아간다. 동훈은 감형을 약속하며 재용의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간다, 그러던 중 나타난 재용의 기억 속 어머니는 학대와 감금을 일삼는 폭력적인 모습과 재용을 걱정하고 아끼는 천사 같은 두 가지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어머니의 모습은 재용의 기억에 왜곡인가? 이중적인 모습인가? 얽혀있는 기억 속을 헤쳐가며 그들이 마주한 진실은 무엇일까? (소극장 브로셔에서)

● 장충열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문화예술 이사이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문화예술위원이다. 시집으로 ‘연시, 그 절정’과 ‘미처 봉하지 못한 밀서’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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