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부국원

가족여성회관에서 나와 부국원으로 왔다. 부국원은 길가의 건물들 사이에 숨어있어 길을 지나면 그냥 지나치게 되는 곳이다. 부국원은 1923년에 건축한 일본인 종묘회사였고 지금은 엄연한 등록문화재이다.


일제강점기에 수원역에서 팔달문을 잇는 신작로가 건설되었다. 이후 일본인들의 주거지가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게 되었다. 일제는 종자와 종묘, 비료, 농기구까지 독과점하여 조선을 침탈하였다. 그 중심에 부국원이 있었고 조선총독부 권업모범장과 관련되어 사업을 확장하였다.


해방 후 일본이 물러가고 군정청 소유였다가 1948년 정부 소유건물이 되었다, 1950년 전쟁 시 수원에 진입한 인민군이 부국원 건물에 인공기를 내걸고 여성동맹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이후에 1952년부터 56년까지 수원법원과 검찰청사로 사용되었다. 이후 수원법원과 검찰청이 신풍동으로 이전하면서 수원시 교육청이 되었다. 5.16쿠데타 이후에는 민주공화당 경기도당이 입주하였고 1980년대가 되면서 수원시 의사회 사무실이었다가 박내과의원이 있었다, 2000년대에는 한솔 문화사가 이 건물을 사용할 때 인쇄물 반출을 위하여 건물이 개조되어 승강기 출입문이 만들어졌다. 2014년 철거 위기가 있었으나 수원시가 매입하여 복원하였다.

전쟁으로 파괴된 수원 장안문의 모습... 안타까운 일이었다.


부국원의 중앙현관은 쌍여닫이 문이다. 바깥에서 바라보면 캐노피 곡선이 아름답다. 이제는 건립 당시의 모습이 상당히 바뀌었고, 보조 기둥이나 시멘트 벽면을 세워 건물 전체를 보강하였다. 건물 안에는 일제강점기 시기의 다양한 물건들을 전시하여 그 시절을 알 수 있다.


건물 안에 들어서니 ‘한국 전쟁 기억의 파편’을 전시하고 있었으며, 한쪽에는 6. 25 관련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고단했던 전쟁의 참상이 눈에 들어왔다. 전시된 사진 중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장안문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2층에는 종자와 농업 관련 서적을 전시해 놓았다. 우리네 기억의 저편에는 굶주리던 시절이 있었다. 안타까운 모습들을 가슴에 담았다.

 

'국내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 성공회 수원교회  (1) 2023.04.04
광교푸른숲도서관  (3) 2023.04.03
이상재 정려문 (李尙載 旌閭門)  (1) 2023.03.29
구 수원시청사  (1) 2023.03.27
구 수원문화원사  (1) 2023.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