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안(沿岸)을 좋아하는 것은 오래 품고 있는 속마음을 나에게조차 내어주지 않는 일과 비슷하다. 비켜 가면서 흘러 들어오고 숨으면서 뜨여오던 그날 아침, 손끝으로 먼바다를 짚어가며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섬들의 이름을 말해주던 당신이 결국 너머를 너머로 만들었다. (세상 끝 등대 1 / 박준)
등대(燈臺)가 있어 바다가 안전하다. 옛날에는 바다에서 선박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하여 횃불 등을 이용하여 항해의 지표로 삼았다. 고대 문명이 발달한 중국에서 강이나 바다를 지나는 배들을 위하여 강가나 해안가에 등대를 설치하여 항해의 지표로 이용되었다.

대왕암공원을 걷다가 아름다운 등대를 만났다. 울기등대라는 이름이 예쁘다. 울산의 끝이라는 뜻을 그대로 옮겨 울기(蔚埼)라고 불리다 일제 잔재라는 의견이 있어 울기(蔚氣)가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 사이의 하얀 등대가 아름답다. 1906년 일제강점기에 처음 점등된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이다.
울기등대는 12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 동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잡이가 되었다. 처음 세워진 구(舊) 울기등대는 하얀 팔각형 탑 모양으로 지금도 그 자리에 보존되어, 등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가치를 알리고 있다. 2004년에 신(新) 울기등대가 새롭게 건립되어 지금은 두 개의 등대가 나란히 서 있어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울기등대는 대왕암공원 안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고 있다.
등대 앞으로 펼쳐지는 동해의 수평선은 짙은 감청색 바다와 하얀 등대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다.

● 박준 시인은 2008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가 독서 관련 TV 프로그램 비밀독서단에 소개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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