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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나주 영산포


영산강이 흐르는 곳에 있는 포구인 영산포에 왔다. 포구가 있는 동네는 영산포 홍어거리라고 한다. 영산포는 서남해의 추자 멸치젓을 비롯한 해산물의 집산지였으며, 특히 흑산도 홍어의 소비와 유통으로 명성을 떨쳐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관광하는 이들이 줄어들어 고요하기만 하다. 영산강이 흐른다. 영산강은 옛날에도 흘렀으며 지금도 아니 내일도 변함없이 흐를 것이다.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간다. 영산포 앞에 등대가 있다. 등대의 역할보다는 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장치라고 한다.


영산포에서는 황포돛대를 탔다. 옛날처럼 무동력선은 아니지만 배를 타고 영산강을 바라보았다. 영산강은 남도의 젖줄이다.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물자 그리고 문화가 서로 교류하며 발전했던 문명의 길이었다. 이 물길을 통해 중세의 신문명인 차나 도자기가 전해져 찬란한 남도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러한 물길의 국제항구는 목포에 있다가 회진포로 이어지다 현재의 영산포로 자리 잡았다.


회진에서 영산강을 따라 포구 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깎아 지른 듯한 절벽이 눈에 보인다. 이 바위는 사람들은 앙암(仰巖)바위 또는 앙암바우라 부른다 앙암바위 일대는 그 경관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바위 아래 강물이 소용돌이치면서 깊은 물길을 만들어 사고가 자주나는 지역이다. 배 안에 설명이 있어 이를 알린다.


날씨가 무덥지만 흐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꺼내놓은 홍어를 맛보며 이 지역이 홍어가 유명한지 알게 되었다. 고난의 시절을 헤쳐왔던 나주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배에서 내려 걸은 홍어 거리는 이제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세월이 변했음인지 알 길이 없다. 길가의 영산포 역사갤러리에서는 영산포의 역사와 홍어 이야기가 있다. 아! 이래서 영산포의 홍어가 유명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걸으면 배움이 있다.

돌아 나오며 다시 영산강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무심하게 흐른다. 세월이 흘러도 강물은 흐를 것이다.


● 일제는 영산포를 개발하고 영산강의 수위를 관측하고자 1915년 등대를 세웠다. 영산포등대는 목포에서 영산포까지의 뱃길을 왕래하던 선박들의 이정표였으며 랜드마크로 남도인의 기억에 있다. (등대 앞 설명에서)

● 앙암바위는 백제 시대 아비사와 아랑사의 슬픈 전설이 있다. 백제 때 근처에 아랑사라는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는 도중에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있어 가서 사연을 들어보았다. 처녀의 이름은 아비사였다. 홀아버지가 병들어 있는데 물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여 강가에 나왔으나 물고기를 잡을 방법이 없어 울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아랑사는 물고기를 잡아 아비사에게 주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사랑에 빠졌고 앙암바위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였다. 그런데 둘의 소문을 들은 인근의 젊은이들이 사랑을 시기하여 아랑사를 꾀어 앙암바위 아래로 떨어뜨려 죽이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비사가 밤이면 다시 앙암바위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마을의 젊은이들이 아비사의 뒤를 밟았다. 강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온 커다란 구렁이가 아비사와 있어서 바위 아래로 굴려버렸다. 그때부터 젊은이들이 시름시름 앓다 죽어갔으며 두 마리의 구렁이가 밤마다 마을에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어른들이 모여 젊은이들을 벌주고 무당이 음력 8월에 씻김굿을 하여 그들의 넋을 위로했다. 그 후로 구렁이도 나타나지 않았고 젊은이들도 죽어가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황포돛배 안의 설명에서)

● 고려 때 왜구들의 노략질이 심해 조정에서는 섬에 사는 주민들을 모두 뭍으로 강제 이주 되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와 새로 터를 잡은 곳의 강을 영산강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영산포 사람들은 흑산도 근처까지 가 고기잡이를 하여 영산강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그들은 홍어를 포함한 여러 고기를 싣고 왔는데 홍어만 빼고 나머지 고기는 모두 썩어 상해버렸고 그중 홍어를 먹어보니 약간의 썩은 냄새와 쏘는 맛이 별미였다고 한다. 삭힌 홍어의 탄생은 흑산도 사람들의 영산포 이주로 시작되어 흑산도에서의 고기잡이까지 여러 가지 상황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일제강점기부터 있었던 영산포의 조선식산은행을 나주시가 매입하여 영산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갤러리로 조성하였다. 고려 시대 흑산도 사람들의 이주에서 시작되어 개항 이후 호남 3대 근대도시로 성장하고 영산강의 대표도시로 발전한 영산포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알리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2015년 개관하였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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