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정이품송을 보기 위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충청북도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의 수령은 약 6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아름답고 큰 소나무이다. 사람들은 정이품송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이 소나무에는 학창 시절에 배워서 알고 있는 재미있는 설화(說話)가 있다. 조선왕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임금이 타고 있던 가마(연, 輦)가 소나무 아랫부분 가지에 걸리게 되어 임금이 “나뭇가지에 연(輦)이 걸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위로 올려 임금의 가마가 무사히 지나가도록 했다고 한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세조가 그 자리에서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 2품의 벼슬을 이 소나무에 내렸다고 하며, 이때부터 이 소나무는 정이품송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모양이 매우 아름다우며, 크고 오래되어 생물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고, 당시의 시대상을 잘 전해주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문화적인 가치도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또한, 오랜 기간 각종 재해를 입었는데, 특히 1980년대 초 솔잎혹파리의 피해 때문에 대규모 방충망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원래 삿갓 모양으로 단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1993년 강풍으로 서쪽 큰 가지가 부러져 모습이 많이 상하였다. 보은군의 마스코트인 정이와 송이가 정이품송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정이품송을 사진에 담고 다시 길을 나섰다.
● 세조(世祖, 1417-1468)는 세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조카 단종이 즉위하자 단종을 폐위시키고 즉위하였다. 조선에서 최초로 왕세자를 거치지 않고 즉위한 임금이자, 정변을 일으켜 즉위한 군주이기도 하다. 세조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현대에는 자신의 쿠데타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이품송 설화와 같이 자신과 관련된 긍정적인 이야기를 퍼뜨렸을 가능성을 말하는 이들도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연(輦)은 임금이 타고 다니는 가마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