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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청량리역


강원도 여행을 위하여 청량리역에 왔다. 청량리역은 중앙선이 시작하는 역이다. 실제 청량리역의 주소는 청량리동이 아니고 전농동이라고 한다. 청량리라는 지명은 인근에 청량사라는 유명한 사찰이 있었다는 설과 수목이 울창하고 서늘하여 붙여졌다는 설도 있는데 실제 청량리역이 개통할 때는 파란 미나리밭이 많이 있었던 농경지였다고 한다.


청량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았던 나는 청량리역에 관한 기억이 많다. 어린 시절 청량리역 앞의 대왕 코너 빌딩의 대형화재는 마음속에 크게 각인되어 있다. 누이와 함께 불구경을 왔던 기억이 있다. 나는 타오르는 불길과 불길을 피하여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려 하였고 누이는 이를 말리며 내 눈을 막았었다. 철없기 그지없던 시절이었다.

조금 더 자라서는 고교 시절에 역 건너편의 입시학원에서 공부하였다. 지금 역에서 나와 학원 건물을 바라보니 많던 학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곽도 이 근처에 있었다. 근처에 살았던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 교복을 입고 길을 가면 모자를 빼앗아 가는 통에 먼 길을 돌아다녀야 했다.


대학 시절에 청량리역 시계탑은 만남의 장소였다. 시계탑에서 친구들과 만났으며 이제는 남이 되어버린 여학생들과도 만났고 또한 헤어졌다. 삶이 힘들었을까? 군대에서 휴가 나와 친구들과 만나 폭음을 하던 곳도 이 근처였다. 그 시절 저녁때면 근처의 유곽의 여인들이 몰려나와 호객행위를 하곤 하였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세월이 흘렀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민자 역사는 그 변화를 실감케 한다. 지하철과 경원선 경춘선은 조밀하게 연결되어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역사(驛舍)를 나오니 철길이 보였다. 철길에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 이곳에는 과거에 청량리 588이라는 유명했던 집창촌이 있었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자리이다. 설명했듯이 실제 행정구역은 전농동이지만 명칭은 청량리라고 하였다. 588이란 이름도 위치가 전농동 588번지이며 명칭에 청량리가 붙은 것은 청량리역 바로 옆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재개발이 완료되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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