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보기 드문 무더운 날씨라고 한다. 더위를 무릅쓰고 이른 아침부터 동네의 작은 하천가를 걸었다. 걷다가 만나는 이름 모를 들풀과 작은 시내와 새들의 소리, 그리고 지나치는 사람들까지 내 마음에 평안을 준다. 걷다 만나는 안내판에 원천리천(遠川里川)이라고 쓰여있다. 그렇군. 가까이 살면서도 잘 몰랐군. 이내 나의 무심함을 탓해본다. 냇가에 손을 담그기 위하여 냇가로 내려갔으나 발이 빠질것 같아 그만두었다. 원천리천은 생각보다 긴 하천이다. 나는 신대저수지 위의 상류 지역을 걷고 있다. 냇가의 폭이 넓지 않다. 원천리천과 합쳐지는 지류인 가산천과 만나는 곳에서 잠시 쉬었다.

앞에 상현도서관이 보였다. 도서관 그늘로 와서 더위를 식혔다. 참 더운 날씨이다. 도로 쪽에 나무들이 있어 다가갔다. 앞에 있는 작은 나무 백리향. 백리향은 꿀풀과로 6월에 향기로운 분홍색 꽃이 가지 끝에 모여 달리며 9월에 열매가 짙은 갈색으로 익는다고 한다. 지금은 8월 삼복더위라 꽃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옆에 육생비오톱이 있다. 육생비오톱은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적인 공간이다. 곤충과 나비와 새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새집, 돌무더기를 만들었고 곤충과 새들이 좋아하는 야생초와 나무를 심었다. 또한, 다양한 기복의 지형을 이용하여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공간에 필요한 관목과 함께 사람의 근접을 제한하였다, 전나무, 천단풍으로 교목층을 만들고 조류의 서식을 위하여 새집을 만들었다, 돌무더기는 곤충의 서식지라고 하며 산철쭉과 영산홍으로 관목층을 조성하였다.

상현도서관에 들어섰다. 서가에 앉아서 책을 읽기로 했다. 땀을 닦아내고 계단을 올랐다. 오르는 계단에서 만나는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 프리드리히 니체
멈추지 않는 이상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공자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를 견뎌내야 한다.
- 둘리 파튼
● 원천리천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서 발원하여 신대저수지와 원천저수지를 지나 황구지천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가산천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서 발원하여 원천리천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육생비오톱은 이곳은 곤충의 서식처, 다람쥐 등 작은 야생동물의 은신처이자 먹이활동의 소중한 생태 공간이다. 나무를 쌓거나, 돌멩이로 터를 만들어 숲속 작은 생물들의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인공어초를 만들어 바다에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해초류가 구조물에 붙어 거친 물결을 견뎌낸다. 물고기가 알을 낳기도 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피신처가 된다. 나뭇더미나 인공어초로 자연환경이 지속되고 사람도 공존하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결국, 사람을 위한 배려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독일의 시인이며 철학자로 ‘반시대적 고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등의 저서가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공자(孔子, BC 551- 479)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구(丘)이고, 자는 중니(仲尼)다. 조상은 송나라의 귀족이었다. 춘추 시대 말기의 대사상가로, 유가(儒家)의 개조로 추앙받고 있다. (중국역대인명사전)
● 둘리 파튼(Dolly Parton, 1946-)은 미국의 가수로 「New Harvest, First Gathering 」로 78년 CMA 의 최우수 앨범상을 받았다. 1979년에 <Baby I'm Burning >과 <You're The Only One >이 대히트하였다. 그녀의 음악은 전형적인 컨트리 스타일의 노래와 거기에 어울리는 보이스 컬러가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팝스타 소사전, 삼호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