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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안산 자락길


친구들과 안산 자락길을 걸었다. 안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아니다. 데크를 잘 깔아놓아 주민들이 걷기에 좋은 길이다. 한성과학고를 지나 북카페 쉼터를 지나갔다. 날씨는 다소 무덥지만 녹음(綠陰)과 새들의 소리로 즐겁다. 땀을 흘린 만큼 걷는 길이 상쾌하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고 있다.


길을 걷다 만나는 서대문의 여성 이태영 변호사 이야기가 있다. 질곡의 역사를 살았던 이 땅의 선각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있다면 한국여성을 악법으로 해방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30년 동안 나의 법의 역사와 함께 자족법 운동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숙명적으로 내게 지워진 사명이지요.”
이태영 변호사 생전 인터뷰 중


너와집 쉼터와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 길을 걸었다. 도란도란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길을 걷는 것도 재미있다.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깔깔 웃고 어린아이처럼 마냥 해맑게 웃어본다.

길을 걷다가 정자를 만났다. 능안정(陵安亭)이라고 한다. 능안정은 지금의 북아현동이 된 지역에서 죽은 사도세자의 장남 의소를 기리는 정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정자는 잠깐 들어온 등산객에게 역사의 한 구절을 알려준다.  

잠시 땀을 닦고 다시 길을 걸었다. 녹음이 우거진 길을 따라 아파트 단지로 내려왔다. 계단이 많다. 시장함을 느껴 근처의 영천시장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전철역에서 만난 시 하나. 마음에 와 닿았다.

산다는 것은
삐뚤삐뚤해진 글을
다시 잘 정리하는 것
순간순간의 빛을 연결하는 것
스쳐가는 바람과 비와
햇살을 모으는 것

산다는 것은
너와 나
힘들어하고
더러는 환호하는 것
... 조희길(2020 시민공모작)


● 案山(296m)은 태조가 한양을 도읍지로 정할 때 인왕산, 북악산과 함께 조선 한양의 진산으로 경쟁에 올랐던 산이다. 600년 전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북한산에 올라 조선 도읍지를 정할 때의  한양은 지금의 서울과는 산세가 많이 달랐을 것이다. 한강을 전경으로 자욱한 산줄기가 얽히고 얽혀 넓은 구릉지를 형성하고 서로 경쟁하듯 한강으로 빠져드는 형국이고  안산은 인왕산에서 다시 갈라져 나와 한양의 남, 서쪽의 산지를 형성하여 한강 하구로 스며드는 곳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법조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이태영(1914-1998) 박사는 네 아이의 엄마로서 33세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초의 여학생이었으며 최초의 사법고시 여성 합격자이다. 이태영 박사의 여성계의 가족법 개정 운동으로 점차 친권의 평등, 동성동본 결혼금지제도의 폐지, 남녀 상속지분 차별 철폐 등의 불합리한 법의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2005년에는 호주제 폐지의 결정까지 이루어냈다. (서대문의 여성 이야기에서)

● 의소(1746-1796)는 조선 후기의 승려로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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