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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자재암


자유수호박물관에서 나와 길을 걸어 자재암으로 올라갔다. 걷는 길의 가을 단풍이 예쁘다. 삼삼오오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가볍다. 걸어 올라가는 길은 소요산 등산로라고 한다. 가는 길에 반공 희생자 위령탑이 보이고 곧이어 독립유공자 추모비도 지났다.


사람들과 섞여 계단을 올랐다. 불교의 108번뇌를 상징하는 계단을 지나며 좋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훌륭한 가르침을 귀담아듣고
이해하면 맑아진다.
들어서 알게 되는 것은
정신을 안정시키는 바탕이 된다.
사람이 성급하고 게으르면
지혜도 학식도 늘지 않는다.


자재암에 들어서는 입구의 금강문에 이르렀다. 그리고 만나는 글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신비한 광명이 어둠을 깨치고 만고에 오랫동안 빛을 발하니 불법의 문안으로 들어오려면 아는체하는 분별심을 버려라.

드디어 만난 자재암은 크지 않다. 암자에는 도를 구하는 스님의 불경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신라 무열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한 자재암은 고려 시대에 화재로 소실되어 명맥만 이어 오다가, 고려 고종 때 중창하여 영원사(靈源寺)라고 하였다. 6·25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으나, 이후 다시 지어 현재의 자재암이 되었다.

자재암에는 여러 전설적 설화가 전한다. 원효대사(617-686)가 요석공주(瑤石公主)가 만났던 요석궁(瑤石宮)의 옛터가 있다고 한다. 나중에 원효가 이곳에서 아들 설총(薛聰)을 길렀다고 한다. 자재암이라는 사명(寺名)을 갖게 된 것은 관음보살이 변신한 아리따운 여인의 유혹을 설법을 통해서 물리친 후, 다음날 관음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 무애자재인(無碍自在人)을 상징하며 자재암이라고 했다고 한다.

내려오는 소요산의 가을 단풍은 짙게 물들어 아름다움을 더하였다.

● 이름도 빛도 없이 고귀한 생명을 바치고 공산 침략을 막아낸 군번 없는 반공 투사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애국충정을 후세에 길이 전하는 동시에 영령을 추모하고 자유 수호의 고귀함을 다지는 이정표로 삼고자 위령탑이 세워졌다. (자재암을 오르는 길가에서 만난 위령탑에서)

●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동두천 출신으로 조국의 독립항쟁에 몸을 바친 독립유공자를 추모하기 위해 1996년에 세웠다. (추모비 앞의 설명에서)

● 요석공원(瑤石公園)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의 부인이었던 요석공주(瑤石公主)와 인연에서 유래하였다. 요석공주는 신라 무열왕의 딸로 일찍이 홀로 된 몸으로 요석궁에 머물러있었다. 이때 원효라는 스님이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며, “그 누가 자루가 없는 도끼를 내게 빌려주겠는가. 나는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찍으리라.”는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무열왕이 이 노래를 듣고 요석공주와 짝을 이루게 하여 후에 대 유학자가 된 설총(薛聰)을 낳았다고 한다.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은 후 원효는 파계승이 되어 마을을 돌아다니며 교화를 하였고 소요산 원효대에 머물며 수행에 전념하였다. 이때 요석공주는 아들 설총을 데리고 와 별궁을 짓고 살며 원효가 수도하는 원효대를 향해 절을 하였다고 한다. 그 봉우리가 공주봉이며 공주가 살던 별궁터는 요석궁터라 하였는데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요석공원 입구의 설명에서)


● 소요산에는 곳곳에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이야기가 있다. 요석공주가 원효대사를 사모하여 공주궁을 짓고 설총을 길렀다는 흔적이 남아있고 정상인 의상대 옆에는 원효대사가 요석공주를 주고 이름을 지었다는 공주봉이 있다 (길가의 설명에서)

● 원효와 요석공주와의 인연을 맺은 후, 수행 일념으로 인적이 없는 심산유곡에서 초막을 짓고 용맹정진하여 높은 수행을 쌓았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심야에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은 아녀자가 원효대사에게 하룻밤 쉬어가기를 원했고 원효대사의 자재무애(自在無碍)의 참된 수행의 힘이 있다는 법문에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원효대사는 여인이 관세음보살의 화현(化現)임을 알았고, 더욱 깊은 수행을 쌓았으며 정사(精舍)를 지었다.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자재암(自在庵)이라 했다고 한다. (대웅전 앞의 설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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