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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광명 도덕산


지하철 철산역에서 내려 광명시 철산동에 왔다. 오래전 왔던 기억은 있지만,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다. 흐린 기억 속의 철산동은 나지막한 집들과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던 동네였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 친구를 만나러 철산동에 왔었는데, 지금은 그 친구와 연락도 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친구가 있었던 것일까? 기억이 산화(酸化)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 철산동은 아파트가 가득한 도시가 되어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다.


철산동에서 광명의 중심부에 있는 도덕산(道德山)에 오르기로 하였다. 도덕산은 광명시 하안동, 철산동, 광명동에 걸쳐있는 180여 미터 남짓한 산으로 높지 않아 걷기에 좋다. 출렁다리를 지나 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의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여 광명시를 바라보았다. 이제 봄이다.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졌다.


오리(五里)만 더 걸으면 복사꽃 필 것 같은
좁다란 오솔길이 있고
한 오리만 더 가면 술 누룩 박꽃처럼 피던
향(香)이 박힌 성황당 나무 등걸이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오리
봄이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중략)...(오리/우대식)

하늘의 구름이 짙어지고 있었다. 비가 오기 시작하여 길을 따라 내려왔다. 마을까지 내려오니 비가 거세지고 있었다. 이 비가 그치면 봄이 성큼 다가올 것이었다.


● 우대식(1965- ) 시인은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와 ‘단검’이 있다. (국회도서관 소장자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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