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탄천길


탄천의 아침은
조용히 꿈틀거린다
천변에는 눈 뜬 자들의 활기찬 발걸음
물속에는 붕어들의 부산함
물 위에는 오리와 왜가리와 드물게는 백로도
하루를 시작한다
희미한 물안개를 걷으며
탄천은 부시시 하루를 연다
...(중략)...(탄천의 아침/박의용)


아침부터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부터 탄천길을 걸었다. 걸어가는 길은 송파 둘레길이라고 한다. 하늘은 맑고 물도 깨끗하다. 탄천은 얼마 전까지 이름 그대로 ‘검은 하천’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용인 지역의 난개발로 생활하수와 폐수 등이 유입되어 동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되었지만,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주변 경관을 비롯한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지나는 길에 탄천 생태경관보전 지역이라는 표지판이 있어 이를 말하고 있다.


천변을 걷다가 새내마을 전망대에서 탄천을 내려보았다. 풍경이 아름답다. 잘 관리되어 걷기에 좋다. 햇빛을 피해 걷기 위하여 탄천1교를 지나갔다. 마라톤 대회로 사람들이 탄천1교를 달리고 있었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함성이 우렁차다.

탄천교를 지나 도로침수가 예상되는 곳에 통행차단기가 있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 듯하다. 문득 화살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화살나무는 줄기와 가지에 코르크질 날개가 붙어있으며 5월에 피는 꽃의 열매는 10월경에 붉게 익는다고 한다.


숯내광장에서 잠시 쉬어갔다. 탄천(炭川)의 순 우리 말인 숯내와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잠시 광장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사송교를 지나 야탑역까지 걸어갔다. 하늘은 높고 걷기에 좋았다.


● 박의용(1955- ) 시인은 한국 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이며 동인지 ‘빈 여백’의 동인이다, 시집 ‘자장면 시켜 먹은 고양이(2024)’가 있다. (시인의 블로그에서)

● 탄천에는 이름에 관한 설화가 있다. 조선 시대에 강원도에서 한강을 통해 목재와 땔감을 싣고 내려와 뚝섬에다 부렸는데, 이 땔감으로 숯을 만드는 곳이 강변에 있어 강줄기가 검게 변했다 해서 ‘탄천’ 혹은 ‘검내’라고 불렸고 광복 후에도 숯 공장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는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 이야기로 염라대왕의 명을 받은 저승사자가 18만 년을 산 동방삭을 잡기 위해 검은 숯을 씻은 하천이라는 뜻에서 탄천이라 이름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길을 걷다 본 설명에서)

'국내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산 근대건축관  (0) 2025.03.24
군산 빈해원  (2) 2025.03.21
수출의 다리  (0) 2025.03.17
안양천 수변생태순환길  (1) 2025.03.14
한강변길  (0) 202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