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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


작가 이명주 님이 운영하는 화성의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에 왔다. 정원 근처인 구포1리 마을 회관에서 식사 중에, 문정희 시인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숨기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중략)(겨울 사랑/문정희)



식사 후 비밀정원으로 향했다. 비밀정원으로 향하는 길은 ‘드랭이안길’이다. 무심코 걷는 시골길도 많은 이야기가 있다. 제비꽃, 애기똥풀꽃, 조팝꽃, 강낭콩, 머위, 쇠뜨기... 수 많은 들꽃이 나를 보고 인사하며, 그들도 각자의 이름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에 도착하였다. 먼저 수선화가 나를 보고 인사하였다. 다과를 차리던 작가가 친절하게 다가와 맞이하여 주었다. 마을에서 가장 전망 좋은 이곳에 꽃과 나무, 벌과 나비들이 어우러진 정원이 있다. 정원은 가끔 가까운 이웃 아낙네들이 와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풀어내는 곳이다. 얕은 산자락 밑이지만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우리끼리만 아는 정원이라 해서 ‘비밀정원’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작가가 말하였다.


- 그 겨울에 눈은 계속 쌓일 것이고, 곰들의 겨울잠은 깊어질 것이다. 이곳은 7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8월 초에서 9월 중순까지 아네모네, 히야신스, 에델바이스가 피기 시작하면 천국의 정원으로 불린다. (작가의 수필 「로키산맥 아싸바스카의 빙하」 중에서)

비밀정원은 천국의 정원이다. 명자나무, 금낭화 등 수많은 나무와 꽃이 반겨주어 즐겁다. 바람과 햇빛이 제 집처럼 드나드는 곳, 계절이 가고 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곳. 이곳에 서서 마을을 굽어보았다. 바둑판처럼 반듯한 논 자락들이 한눈에 펼쳐지고 있다. 푸른 들판 사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책하는 마을 사람들이 보였다.

- 우리는 나이를 먹어 더 이상 빛나지도 화사하지도 않고 얼굴은 주름지고 눈은 침침해지고 귀는 어둠과 밝음이 혼재하다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시간 속으로 걸어가게 될 것이다. (작가의 수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걷다」 중에서

이어진 작가가 속한 기타리스트들의 작은 음악회는 아름다웠다.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에 박수와 노랫소리가 비밀정원에 울려 퍼졌다.

.● 문정희(文貞姬, 1947-) 시인은 1969년에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으며,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문정희 시집』, 『새떼』, 『찔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수필집 『지상에 머무는 동안』 등을 출간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수필집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은 경북 상주 외서면의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 수원을 거쳐 결혼과 더불어 화성 비봉의 드랭이마을에 안착해서 살아온 수필가 이명주의 수필 38편을 담았다. 드랭이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축산 일 등 다양한 일을 해오다 목장을 정리하면서 한 귀퉁이 150여 평 땅에 마련한 ‘비밀의 정원’ 이야기를 비롯해 기타를 배우고 문학의 길로 들어서면서 부딪치고 느끼며 생의 의미를 발견한 사연이 돋보인다. (주식회사 통계마당)

● 이명주(1957-) 작가는 경북 상주 출생으로 2002년 《한국문인》으로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 수원문인협회, 경기수필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수필집, 『드랭이마을의 비밀정원』, 『먼길 돌아온 손님처럼』이 있다. (경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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