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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올레길 14코스


저지 예술 정보화 마을에서 시작하여 올레길 14코스를 걸었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만난 저지오름을 바라보고 우회(迂回)하여 옆으로 걸어 지나갔다.


길을 걸으니 제주의 목가적(牧歌的)인 농촌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시록헌 농로(農路)를 지났다. 오시록헌은 아늑하다는 의미의 제주어이다. 밭길을 걷는 느낌이 오시록해서 제주올레에서 오시록헌 농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조금 지나 굴렁진 숲길을 걸었다. 움푹 패인 지형을 제주어로 굴렁지다고 한다. 제주올레에서 개척한 이 길은 굴곡이 있는 숲길이므로 굴렁진 숲길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올레길을 걷다가 모작(MOZAK) 벤치를 만났다. 시민들이 가져온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 용기를 활용한 업 사이클링 의자이다. 하나뿐인 지구와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제주의 농촌 풍경을 바라보며 밭길을 걸었다. 곶자왈처럼 무성한 숲길이 이어지고 숲길을 벗어나서 하천을 따라가니 바다에 닿았다. 바닷가 마을은 월령리라 했다. 월령리는 한림읍의 가정 서쪽에 있다. 울창한 나무와 독특한 색깔의 현무암 돌무더기를 볼 수 있었다.


바닷가에서 선인장 군락지를 만났다. 제주 월령의 선인장 군락은 제주도 서북쪽 해안가에 자생하고 있다. 해안선 바위틈에 다년생 선인장이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학술 자연 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월령에서부터 한림항까지 내내 비양도를 눈에 담고 걸었다. 조금씩 돌아앉는 비양도의 앞의 모습과 옆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이 드세다. 바닷가 현무암 위를 걸어가는 일이 다소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바로 앞에 기상악화 및 만조 시 우회하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이를 보고 마을 쪽으로 길을 돌아갔다. 마을 길을 걸으니 마을 담에 많은 시와 그림을 걸어놓았다. 볼수록 마음이 따뜻해져 옴을 느꼈다. 그중 시 하나를 골라보았다.

가난한 날
왜 그리 비가 내리는지

어머니는 지붕에 앉아 있는 날이 많았다.
지붕을 고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몸으로 우리를 덮은 것이었다고
...(중략)...(김영아)

마르지 않은 제주의 용천수 단물깍을 지나갔다, 지하에서 흐르는 물이 흐르는 층을 따라 이동하던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솟아 나오는 곳을 용천이라고 하고 이물을 용천수라고 한다. 이 용천수는 간조(干潮)가 시작되면 단물이 난다고 하여 이 용천수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단물깍으로 불렀다고 한다. 예전 상수도가 없을 때 바다의 용천수를 가둬서 주민들이 우물처럼 사용한 곳이었다. 두 곳으로 나누어 한 곳은 식수로 사용하였고 다른 한 곳은 목욕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어우러진 협재해수욕장을 지났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비양도가 보이고 바닷가에는 풍력발전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치는 마을은 숲이 많다는 다림동(多林洞)이라는 옛 이름과 함께 선비가 많이 배출되어 ‘한수풀’이라 불린 마을이다. 조금 더 걸어 한림항 도선 대합실까지 왔다. 비양도를 바라보며 한림항 한쪽에 앉았다. 한림항을 알리는 시비(詩碑)가 눈에 들어왔다.

내 사랑 한림항은
물빛보다 추억이 더 파랗다.

조개 잡던 순이 보조개 물들면 다 잠기고
고깃배 두서너 척 꿈을 가득 싣고 떠나면...
곧 실어증의 바다
비양도 등대는 깨어 별이 되어 날고
물 나면 낚시 드리워 시어 두어 개 낚아 놀렸다.
...(중략)...(내 사랑 한림항/ 고성기)

● 저지오름은 마을 이름 저지에서 온 것으로 ‘닥모르’ 또는 ‘새오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저지오름 일대에는 ‘가메창오름’, ‘허릿당’ 등이 있어 마을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생명의 숲으로 지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길가의 팻말에서)

● 김영아 님은 이 마을의 어린이로 보인다.

● 비양도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북서쪽 해안에 있는 섬이다. 섬 모양은 전체적으로 원형이다. 최고지점은 114m의 분화구로 섬의 북쪽에 솟아 있으며, 남쪽은 대체로 평탄하다. 해안선의 드나듦은 단조로우며 대부분 암석해안이다. 비양도 분화구에는 비양도가 원산지인 비양나무  군락이 형성돼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고성기 님은 ‘이제 다리를 놓을 시간(2022)’, ‘섬에 있어도 섬이 보입니다(2020)’ 등의 시집을 쓴 제주의 시인(詩人)이다. 그는 시(詩) ‘내 사랑 한림항’을 통해 고향에 대한 애착과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한림항 관련 웹에서)
https://wisefar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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