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찾아가는 길은 봄기운으로 활기(活氣)가 있다. 익숙하고 정겨운 시장의 소음이 귀에 들어왔다. 도시(都市)의 빌딩 숲에 거대하고 활기찬 전통시장(傳統市場)이 숨어있었다. 시장을 방문하는 많은 인파(人波)가 있어 즐거웠다. 문득 가게 앞에 내어놓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 모든 계절이 신록이기를

남성사계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골목마다 붙여진 사계절의 이름이다. 봄 길은 화사한 과일과 채소가 가득해 생동감이 넘치고, 여름 길은 싱싱한 수산물과 활어가 활기를 더한다. 가을 길에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방앗간과 곡물이, 겨울 길에는 따뜻한 먹거리와 의류들이 늘어서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시장의 골목길을 걸었다. 시장은 주민들의 삶과 에너지가 있다. 남성사계시장은 떡집과 반찬가게가 유명하다고 한다. 점포마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노릇하게 구워지는 전 냄새가 있어 가게에 자리를 잡았다. 음식을 주문하고 거리를 바라보았다. 많은 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거리를 지나치고 있었다.
날이 기울고 있었다. 식사 후 길을 나서 걷다가 소월(素月)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먼 후일/김소월)

● 김소월(金素月, 1902-1934)은 일제강점기의 시인이다. 본명은 김정식(金廷湜)이며, 호인 소월(素月)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서구 문학이 범람하던 시대에 민족 고유의 정서에 기반한 시를 쓴 민족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