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하다
진창이 된 저 삶들, 물이 썬 다음 저 뻘밭들
달빛이 빛나면서 물고랑 하나 가득 채워 흐르면서
아픈 상처를 떠올린다 저 봉합선(縫合線)들
이 세상 뻘물이 배지 않은 삶은
또 얼마나 싱거운 것이랴
큰 소리가 큰 그늘을 이루듯
곰소항의 젓갈 속에는 내소사의 범종 소리가 스며있다.
...(중략)(곰소항/송수권)
부안의 작은 항구 곰소항에 왔다. 언제부터인가 듣고 있었고, 오고 싶었던 곰소항이다. 곰소항은 아름답기만 하다. 바다 갈매기가 나그네를 맞이하는 듯하다. 곰소항은 줄포면 줄포항이 토사가 쌓여 폐항(廢港)되면서 대안(代案)으로 생겼고, 줄포항의 주요 기능(技能)이 모두 옮겨왔다고 한다.


곰소항은 젓갈이 유명하다. 곰소젓갈은 곰소 염전의 천일염을 기반으로 숙성을 거친 젓갈이다. 1990년대 이후 교통이 좋아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곰소젓갈도매시장은 젓갈의 산지가 되어 국내의 3대 젓갈시장이 되었다. 곰소 시장을 걸으며 낙지젓, 새우젓, 명란젓 등 다양한 젓갈류를 볼 수 있었다.

‘곰소’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소금을 곰소라고 불렀다고 전해지는 것과, 곰소 지역의 해안이 곰의 모양처럼 생긴 데다 작은 연못이 있어서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곰소항 바로 옆에 염전이 있어 운치(韻致)를 더하고 있다. 염전과 항구와 젓갈 시장이 어우러진 곰소항에 갈매기 떼가 날아들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의 작은 빨간등대는 아름다움을 더하며 서 있다.

● 송수권(宋秀權, 1940-2016) 시인은 1975년 문학사상에 시 「산문(山門)에 기대어」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의 시는 재래의 무력하고 자조적인 한의 정서가 아니라, 한이 내재한 남성적인 힘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