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 테마파크에서 나와 합천박물관으로 왔다. 합천박물관은 고대 다라국의 지배자들의 묘역인 옥전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관 전시하기 위하여 건립되었으며, 합천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합천 일대에 출토된 많은 유물을 합천박물관의 뜰에 옮겨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가야제국과 다라국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합천 옥정지역의 유물에는 이 지역에 다라국이 성립되고 최고 지배자가 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남정(南征)은 한반도의 남부를 뒤흔들었다. 고구려의 대규모 군사행동으로 고구려의 문화가 유입되었으며 격심한 정치 사회적인 충격을 초래하였다. 이 혼란의 와중에 지역주민의 한 갈래가 옥전 지역에 들어와 정착하면서 다라국의 역사가 되었다고 한다.
대가야 연맹체 중 하나인 합천의 다라국도 고령 대가야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던 나라로 당당한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가야제국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 그렇지만 고령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연맹도 각 소국(小國)들이 독자적인 정치적 기반을 어느 정도 유지하였지만, 하나의 나라로는 발전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계속하여 영토확장을 하였던 신라와 백제에 의하여 멸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에서 나오니 햇볕이 뜨겁다. 무더움을 무릅쓰고 박물관 뒤쪽에 있는 그리 높지 않은 산에 올랐더니 수많은 고분군이 눈에 들어왔다. 옥전 고분군이라고 한다. 그 시절 가야(伽耶)의 지배층이었을 고분들이 즐비하다. 어떤 것은 발굴된 것도 있고 발굴하지 않은 것도 있다. 고분의 능선은 박물관과 지자체에서 잘 관리되고 있었다. 기억해야 할 우리의 문화유산 옥전 고분군이다.
● 가야제국은 동서로 신라와 백제에 접하면서 낙동강의 중하류와 경남 해안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었는데 4, 5세기에 낙동강 하류의 금관국을 중심으로 한 전기 가야와 5세기 후반부터 대가야가 멸망(562) 때까지 낙동강 서안에 거점을 둔 고령의 대가야 함안의 아라가야, 고성의 소가야가 중심이 된 후기 가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한다. (문화재 앞 간판에서)
● 옥전 고분군은 대형 봉토분이 조성된 주 능선에서 합천박물관이 있는 남쪽으로 뻗어내린 가지 능선의 서쪽 사면이 발굴 조사되었다. 조사결과 나무덧널무덤 2기와 돌덧널무덤 35기 독무덤 4기 등 가야 고분 41기가 출토되었다. 또한, 각종 토기와 무기와 갑옷 장신구와 그릇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이 일대의 고분은 하위계층의 무덤으로 추정되지만, 상위계층의 무덤에 부장되는 철제무기류와 갑옷이 출토되었다. 이는 고분군 축조세력이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고 한다. (문화재 앞 간판에서)